3년 차 디지털 마케터의 이직 이야기

안녕하세요.
요즘 이직을 준비하느라 글이 많이 뜸했네요. 이직에 성공했으니 못해도 2주에 1번은 글을 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다시 글쓰기에 임해보려고 합니다. 다시 시작하는 첫 글로는 이번 이직 경험을 토대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직을 준비하는 주니어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직을 결심하게 된 이유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회사 내부 사람들과 갈등이 있어서 이직을 결심한 것은 아닙니다. 이직한 지금도 전 회사를 응원하고 있으며 전 회사 사람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딱히 불만이 없는 환경이었음에도 이직을 결심하게 된 건 저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였습니다. 약 2년 8개월간 웹 서비스만을 담당해왔기 때문에 팀장급 연차가 되기 전에 모바일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 사용을 하고 나면 끝나는 서비스가 아닌 회원가입 후 고객을 잡아두는 서비스에 가서 유입, 전환을 위한 퍼포먼스 마케팅 외에 리텐션 증대를 위한 전략을 설계하는 경험을 쌓고 싶었습니다.

이직을 위해 설정했던 조건

정확한 목적

저는 이직을 하기 전 다음으로 내가 가고 싶은 회사의 조건을 명확하게 설정했습니다. 너무 조건이 많다는 분들도 계셨지만 결국 데드라인으로 정했던 3월 내에 원했던 조건을 모두 충족한 회사에게 먼저 제안받아 이직에 성공했습니다. 인생의 중대한 결정인 만큼 이직을 생각하시고 계신다면 어떤 조건의 회사에 도전할 것인지 먼저 고민해보고 명확하게 정하시면 이직 준비의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아래는 제가 이직 시 정했던 조건이니 참고해보세요!

  1. 시리즈 A 이상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2. 앱을 주력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거나 앱, 웹을 동시에 운영하는 회사
  3.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회사
  4. 기존에 마케팅팀이 꾸려져 있는 회사
  5. 기존에 경험해 본 교육이 아닌 분야의 회사
  6. 대행사가 아닌 인하우스

이직 시 이용했던 플랫폼

우선 방대하게 쌓여있는 경력을 정리하기 위해 크몽을 이용했습니다. 기존에 다른 지인에게 추천받은 분이 활동하고 계시지 않아 검색과 리뷰 분석을 통해 다른 분을 찾아 맡겼는데 덕분에 수월하게 경력 기술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이직 때 따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지 않고 이 경력 기술서만으로 기업에 제안을 받고 면접을 보러 갈 수 있었습니다.

경력기술서 작성에 도움을 주신 BryanStill님

채용플랫폼으로는 리멤버, 사람인, 잡코리아, 잡플래닛, 원티드, 로켓펀치를 이용했습니다.
제안은 사람인 -> 잡코리아 -> 원티드 -> 리멤버 -> 로켓펀치 -> 잡플래닛 순으로 많이 왔습니다. 사람인, 잡코리아의 경우 헤드헌터분들께 제안이 많이 왔고 원티드, 리멤버, 로켓펀치는 대부분 기업의 인사담당자로부터 제안이 왔습니다. 플랫폼마다 이력서를 올리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 올리는데 번거로움이 있지만 가능한 한 많은 플랫폼을 활용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하나 꿀팁을 드리자면 모든 대부분의 플랫폼이 이력서 갱신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문장을 살짝 바꿨다가 다시 원상태로 돌리거나 날짜 갱신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헤드헌터나 기업담당자에게 최신 이력서로 노출이 가능합니다. 저는 보통 아침에 1번 점심이 지나고 1번 갱신을 했는데 갱신 하고 나면 헤드헌터나 기업 담당자들에게 새로운 제안들이 오곤 했습니다.

이직 면접 때 항상 준비했던 실무면접 질문

2번 정도 면접에 털리고 나서 어떤 실무 면접이든 항상 준비하고 갔던 질문들이 있는데 이 질문들은 웬만한 면접들에서 대부분 나왔었으니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이 외의 질문들은 즉석에서 대부분 답을 했습니다:)

  1. 1분 자기소개(생각보다 시키는 곳이 많았다)
  2. 마케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3. 퍼포먼스(그로스) 마케팅은 무엇인가?
  4. 평소 성과관리는 어떻게 했는지?(보통 꼬리 질문이 이어진다)
  5. 퍼포먼스(그로스) 마케터로서 남들과 다른 내 강점(데이터 분석 이외의 다른 강점을 말하도록 해보자)
  6. 가장 좋았던 성과에 대해 말해주세요(보통 꼬리 질문이 이어진다)
  7. 앞으로 어떤 마케터가 되고 싶은가?
  8. 면접 보는 회사 서비스의 주요 타겟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콘텐츠를 만들 것인지?(보통 꼬리 질문이 이어진다)
  9. 최근 마케터로서 인상 깊은 회사가 있는지?
  10. 최근에 감명 깊었던 광고는?(꼬리 질문이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면접 때 주의할 점은 면접관이 해오는 질문은 상당히 제너럴 하거나 추상적인 경우가 많은데 답변자인 우리는 매우 구체적으로 사례를 곁들여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퍼포먼스 마케터나 그로스 마케터로 면접을 보는 경우 데이터 분석은 기본이기 때문에 강점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데이터 분석을 강점이 아니라고 말하는 퍼포먼스(그로스) 마케터는 없기 때문에 정말 본인만의 강점을 고민하고 정해 놓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이직 과정에서 내가 했던 실수

실수가 없으면 성공도 없다

첫 번째 실수는 이직 초기에 너무 가려서 지원했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했던 조건의 100%를 충족하는 곳만 찾아 지원했고 이직 첫 면접을 매우 가고 싶었던 회사를 보게 되었었습니다. 첫 경력직 면접이었기 때문에 위에서 말씀드린 면접질문지도 없었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감이 잘 잡히지 않아 회사와 서비스에 대해서만 엄청 조사했었습니다. 그 결과 실무 관련된 질문이 들어왔을 때 스스로도 완벽하게 대답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중하게 이직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도 첫 이직 준비라면 신입과 경력 면접은 그 결이 다르니 원하는 회사를 지원하기 전에 1~2번의 면접 경험을 쌓고 지원해보시는 걸 추천해드립니다.

두 번째 실수는 이력서의 첫 소개 글에 지원하는 직무 외의 역량이나 강점을 함께 적어 이도 저도 아닌 직무 강점으로 보이게 했던 것입니다. 여러 번의 이직 경력이 있는 분께 지적받아 아래와 같이 소개 글을 정리했고 이후 제안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스타트업이라 많은 업무를 하고 퍼포먼스(그로스) 마케팅 이외의 역량을 가지고 있더라도 최대한 직무에 맞는 역량만 강조하시는걸 추천해 드립니다.

추후 수정한 소개글

실질적 전환을 낼 수 있는 고객을 데려오는 일, 그들이 효율적으로 전환에 도달하게 만드는 일에 집중합니다.

  • 핵심 타겟 페르소나를 정의하고 오픈 카톡방, 커뮤니티 등 다양한 장소에서 고객의 욕망을 파악해 콘텐츠를 기획합니다.
  • 내부 DB 데이터를 비롯한 정량적, 정성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잠재 타겟을 도출하고 적합한 매체로 고객을 획득합니다.
  • GA, GTM을 활용해 사용자 행동을 수집하고 퍼널을 분석해서 광고를 최적화합니다.
  • 픽셀, 광고 스크립트를 활용해 고객이 도달한 퍼널 단계 및 상품에 맞게 리타게팅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 유입부터 구매 전환까지의 고객 여정을 모니터링하며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광고 효율을 높이고 서비스 자체가 발전될 수 있는 개선점을 발견하여 실무자와 소통하며 개선합니다.

내가 선택한 이직처

다사다난한 이직 과정을 거쳐 제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은 ‘휴먼스케이프’라는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입니다. 휴먼스케이프는 ‘환자의 진짜 문제를 해결한다’는 비전 아래 대한민국 1%의 문제를 고민하는 회사로 희귀난치성 질환자의 건강관리에 도움 되는 앱 플랫폼인 레어노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오프라인이나 의료진의 추천이 아니면 정보를 쉽게 알 수 없는 임상시험을 중개해주는 플랫폼 ‘한국임상정보’도 테스트를 거쳐 본격 서비스를 앞두고 있습니다.
여러 곳의 면접을 앞두고 있었지만 휴먼스케이프의 최종합격 통보를 받고 다른 면접들은 고사하였습니다. 제가 휴먼스케이프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직 시 설정했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회사였습니다.
  2. 면접 안내부터 실제 면접까지의 경험이 너무 좋았습니다.
  3. '환자의 진짜 문제를 해결한다'는 비전에 큰 공감이 되었습니다.
  4. 훌륭한 경력, 경험을 가진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휴먼스케이프 면접 안내 메일

제가 실제로 지금은 동료가 된 HX셀 yvette(이벳)에게 받은 면접 안내 메일입니다. 처음 받았을 때 ‘만나 뵙게 될 기회가 생겨 영광이며’로 시작하는 문장은 이제까지 받아본 면접 안내 메일에는 없던 매우 신선하고 감동적인 멘트였습니다. 여기서 일단 1차 감동을 받고 면접이 대표가 1차를 진행하고 2차를 실무진이 진행한다는 것에서 한 번 더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보통 대부분의 회사의 경우 실무진이 1차 면접을 보고 2차 면접을 대표가 진행해서 실무진이 원하는 사람임에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그 때문에 실무진은 계속해서 면접과 채용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빠지고 업무 효율도 저하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휴먼스케이프는 대표가 바쁨에도 불구하고 실무진을 배려하여 1차 면접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면접자도 배려해 1, 2차 면접을 함께 진행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섬세함, 배려, 차별점이 휴먼스케이프를 선택하는 데에 제가 설정한 조건 못지않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제 저는 ‘환자의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휴먼스케이프의 휴먼으로서 디지털 마케팅 커리어의 2막을 시작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타겟이 적고 험난한 곳에 갔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저는 저의 선택에 후회가 없습니다. 이 글을 읽는 주니어 디지털 마케터분들도 후회 없는 선택하시고 꼭 원하는 곳에 이직 성공하시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